2026 제44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신진건축상
| 작품명 | 위치 | 건물현황 | ||
| 층수 | 연면적 | 용도 | ||
| Studio Paranoid Office | 서울특별시 서초구 주흥길 25 | 지하1층, 지상5층 | 지하1층, 지상5층㎡ | 제2종 근린생활시설(오피스) |
| 건축사사무소 | 설계자 | 건축주 | 사진 |
| ㈜스테이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 홍정희 | 김건, ㈜스튜디오 파라노이드 | 홍기웅, 김용성 |
Studio Paranoid Office
인간적인 브루탈리즘— 차가운 선, 따뜻한 틈
스튜디오 파라노이드 오피스는 강남대로 이면의 다세대 주택가 한가운데 지어진 오피스 건축이다. 대지는 논현역과 신논현역 사이, 화려한 고층빌딩들이 늘어선 강남대로의 후면에 위치한다. 대로변의 강남이 수직적이고 선명한 도시의 얼굴이라면, 그 뒤편의 언덕은 적벽돌 다가구와 다세대주택, 좁은 골목, 급한 경사, 오래된 생활의 흔적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바로 그 상반된 두 도시의 표정이 맞닿는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스튜디오 파라노이드 오피스는 이 두 세계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대신 강남대로의 볼드한 도시성과 후면 주거지의 익숙한 물성을 하나의 건물 안에 겹쳐 놓는다.
건물의 외형을 잡는 것은 육중한 노출콘크리트 프레임이다. 노출콘크리트는 주거지의 풍경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오피스 건축에서는 구조와 규모, 기능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물성이다. 이 건물에서 콘크리트는 단순한 마감이 아니라 구조의 선이자 입면의 질서가 된다. 건물의 모서리, 발코니를 둘러싼 프레임, 외부계단의 구조체는 모두 콘크리트가 가진 무게와 긴장감을 드러낸다. 그것은 강남대로의 후면이라는 대지 조건 속에서 오피스 건축이 가져야 할 도시적 태도이기도 하다.
특히 남북측의 영롱쌓기 난간을 감싸는 이 두꺼운 ㄷ자 프레임은 장식적 요소가 아니라 실제로 건물의 구조를 담당하는 구조체다. 약1.7*1미터에 이르는 육중한 프레임은 입면에서 강한 형태적 인상을 만들면서도, 건물의 네 모서리에서 하중을 잡아주는 강력한 기둥으로서 내부를 넓은 무주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을 충족시킨다.
그러나 이 건물은 차가운 콘크리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발코니에는 적벽돌 영롱쌓기가 사용되었다. 적벽돌은 주변 다세대주택의 가장 익숙한 재료이며, 이 동네의 오래된 표정을 이루는 물성이다. 하지만 여기서 벽돌은 과거의 주택 입면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는다. 발코니 난간으로 재해석된 벽돌은 빛과 시선을 통과시키는 얇은 막이 되고, 내부와 외부 사이에 따뜻한 틈을 만든다. 밖에서 보면 오피스 건물인지, 발코니가 있는 주거 건물인지 순간적으로 경계가 흐려진다. 바로 그 모호함이 이 프로젝트가 놓인 도시적 위치를 드러낸다.
스튜디오 파라노이드 오피스의 핵심은 이 두 물성의 대비에 있다. 콘크리트는 차갑고 날카로운 선을 만들고, 벽돌은 작은 단위의 반복으로 인간적인 스케일을 만든다. 콘크리트가 건물의 구조적 뼈대라면, 벽돌은 그 안에 머무는 사람의 표정에 가깝다. 하나는 건물을 단단히 세우고, 다른 하나는 그 단단함 사이에 빛과 공기, 시선과 온도를 들인다. 이 건물의 브루털리즘은 그래서 단순히 거칠고 무거운 태도에 머물지 않는다. 구조를 숨기지 않되, 그 구조 안에 사람이 머물 수 있는 틈을 만든다. 인간적인 브루탈리즘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스튜디오 파라노이드 오피스는 강남의 화려함을 모방하지도, 주변 다세대주택의 익숙함에 완전히 흡수되지도 않는다. 대신 그 사이에 놓인 경계의 감각을 건축의 언어로 번역한다. 노출콘크리트는 대로변 오피스의 도시적 힘을 가져오고, 적벽돌 영롱쌓기는 오래된 주거지의 생활감을 받아들인다. 외부계단은 구조를 드러내고, 매립된 난간 디테일은 사람의 몸에 가까운 섬세함을 만든다. 두꺼운 콘크리트 프레임은 차가운 선을 세우고, 그 안의 발코니는 따뜻한 틈을 만든다.
결국 이 건물은 브루탈하지만 차갑기만 하지 않고, 맥락적이지만 과거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구조는 드러나고, 재료는 솔직하며, 공간은 기능적으로 비워진다. 동시에 벽돌의 틈, 발코니의 깊이, 골목처럼 꺾이는 진입, 선큰으로 스며드는 빛은 이 건물에 인간적인 밀도를 더한다. 스튜디오 파라노이드 오피스는 강남대로 후면의 모순적인 도시 풍경을 피하지 않고, 그 대비를 건축의 에너지로 삼은 작업이다.
차가운 선과 따뜻한 틈.
이 두 감각 사이에서 건물은 오피스와 주거지, 대로와 골목, 구조와 생활, 도시성과 인간성의 경계를 동시에 품는다. 스튜디오 파라노이드 오피스는 그렇게 강남의 이면에 서 있는 하나의 단단한 프레임이자, 그 프레임 사이로 빛과 사람이 드나드는 인간적인 브루탈리즘의 장면이 된다.
글 : ㈜스테이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사진 : 홍기웅, 김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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